3월의 마지막 주말 토요일입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집안일을 시작했습니다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냉장고 정리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냉동실에 들어있는 식품들을 뒤적이다가
유통기간이 지난 날콩가루 봉지를 발견했습니다
2012년 3월 14일 까지가 유효기간이네요
기간이 수상한 다른 식품들도 조사해 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이 여러개가 나옵니다
살림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ㅎㅎ..
유통기간이 지나긴 했지만 냉동 보관하여
괜찮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먹기로 했습니다
젊은엄마들 같으면 깜짝 놀랄텐데
전 옛날 그 무대뽀 엄마들에게 속하나 봅니다
날 콩가루에 물을 적당히 넣고 간을 맞추어
콩 죽을 끓이니 고소한게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했으니 영양가도
풍부할 것이고 아무튼 버리지 않이서 다행입니다
시래기된장국을 끓일 때 넣으려고 사다 놓은 것인데
이렇게 빨리 유통기간이 지날 줄 몰랐습니다
다음부터는 작은 용량으로 된 것을 사서
요긴하고 알뜰하게 써야겠습니다
일본에서 생산된 녹차입니다
팔여차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 작은며느리 여동생이
일본에 살아서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선물로 줄 정도면 아마 좋은 제품인 것 같은데
이것도 유통기간이 2012년 3월 19일 까지네요
이것도 아까워 물을 큰 주전자로 가득 채워 끓여서
적당히 식힌 후에 녹차를 우려 내어 냉장고에도
넣어 놓고 식탁에도 올려놓고 오며가며 마셨습니다
몸에 좋은 녹차, 세균도 죽인다는 녹차,
진작에 끓여서 많이 마실걸..
백련차는 다시 냉동실로 직행~
잊지 말고 녹차 다 먹으면 꼭 끓여 먹어야지..
우리 구권사님이 챙겨 주신 것인뎅
신라면 두개가 잘 모셔져 있는데 이것도 유통기한이
2012년 3월 10일 까지네요
오늘 점심은 무조건 라면입니당!
쑥개떡과 찰떡도 작년 봄에 넣어 놓은 것 같은데?
작년 봄 서울에 사는 여동생들이 다니러 왔길래
지천에 널려있는 쑥을 뜯어 쑥개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동생들에게 싸 들려 보냈던
그 쑥개떡입니다
우선 꽁꽁 언 것들을 녹여서 찜솥에 앉히고
옆지기가 오면 '오늘 저녁은 떡입니다' 하고
녹차와 같이 권할 생각입니다
다행히 우리 옆지기는 떡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밥에 넣어 먹으려고 준비했던 울타리콩과
연근 얼린 것, 그리고 시금치도 보입니다
우리교회 집사님이 작년에 시금치를 심었는데
시금치 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밭을 갈아 엎는다고
필요한 사람 캐 가라고 광고해서 욕심껏
캐 온 시금치입니다
아주 보기좋게 잘 자란 시금치였는데 어찌나
아깝던지..지금도 그 생각이 납니다
우린 넉넉하게 먹어서 좋았지만 그 집사님
마음은 정말 시커멓게 탔을 것입니다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 놓고 겨울 내내 된장국을
끓여 먹고 이제 한덩어리 남았네요
오래된 김도 보입니다
잘 구워 부셔가지고 양념장을 맛있게 해
무쳐서 반찬으로 먹어야겠습니다
싱겁게 해서 듬뿍듬뿍 얹어 먹어야겠어요
정체불명의 이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넣어 놓고도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겨우 해동을 하고 보니 돼지고기 갈아놓은 것입니다
이것도 아까우니 잘 볶아서 밥이라도 비며 먹어야겠어요
가을에 비닐로 잘 싸서 고무통에 넣어 논 무우입니다
몇달이 지나고 봄이 되었으니 온전할리 없고
역시 바람이 들었네요
그래도 이것도 아까우니 국물 우리는 데에 쓰고
삶아서 개밥이라도 만들어 주어야겠어요
이전에 식구가 많을 때에는 반찬도 금새 먹게 되고
그래서 반찬도 자주 하게 되고 그랬는데 이제
우리 두 부부만 있으니 반찬도 줄지 않네요
그리고 옛날에 가졌던 그 입맛이 아니에요
아무튼 이번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좀 더 지혜로운 소비가 필요한 것 같고
있는 것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신경도 쓰고
주부로써 게으르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겠습니다
어느분이 말씀하시길 대체적으로 모든 병들이
북한사람들은 무조건 잘 먹으면 낫는 병이고
남한사람들은 먹는 것을 절제하면 낫는
병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넘치는 남한의 음식들을 북한사람들도 같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평화적으로 남북통일이 이루어져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우리 민족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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