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까운 곳으로
산보를 나갔는데 마침 아는 분이
소 2마리를 산 아래에 매어 놓았네요
일광욕도 하고 운동도 하라고
주인이 배려를 한 것입니다
얘기를 들으니 주인의 소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합니다
서로 눈을 쳐다 보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특히 등을 어루만져 주고 쓰다듬어 주면 소도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눈을 껌벅껌벅 거리며
좋아한다고 합니다
옛날엔 소가 집안 재산 1호 였고
가장 든든한 일꾼인 동시에 삶의 애환을
같이 해 온 벗과 같은 존재였지요
아니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논과 밭을 쟁기질하면서 우리의 일손을 도왔고
또 달구지로 짐을 나르기도 했습니다
제가 국민학교 다닐 무렵만 해도 가을에 논에서
나락을 베면 소 달구지에 가득 싣고 동네 모종
넓은 곳에다 쌓아 놓고 홀태로 훝곤 했습니다
나락을 가득 실은 소달구지 뒤를 동무들과 같이
따라 다니던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그때 같이 했던 동무들은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세월을 거스릴 수 없기에 그들도 저와 같이
속절없이 늙어 가고 있겠지요..
중학교 때 한문선생님께서 희생이란 한자를
가르쳐 주시면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희생(犧牲)이란 한자에 犧자 牲자 모두 소 우(牛)자가
들어 있다고 하시면서 그만큼 소는 인간을 위하여
희생하는 동물이라고 하셨습니다
소가 인간에게 주는 것은 정말 많습니다
경운기가 들어 가지 못하는 작은 땅이나
지금도 소가 쟁기질을 하는 시골에서
우리의 일손을 돕고, 짐을 나르고 있으며,
재산을 늘려 주고, 거름을 주며,
자기 살과 뼈와 가죽까지 인간에게 다
내어 주는 너무나 아름다운 소 이지요
키울 때 주는 기쁨과 든든함
그리고 우정까지..
또 큰 교훈도 줍니다
소로 부터 우리는
근면하고 성실함을 배울 수 있고
순종함을 배울 수 있고
희생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도 소와 같이 우직하고
서두르지 않고 온순하게
묵묵히 나를 내어 주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길가에 핀 들꽃도 보이고
나물들도 보이네요
확실히 봄은 생명의 계절입니다
여기저기서 생명이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봄아,
어서 와..
환영하고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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