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날에 여기 날씨가 흐려
보름달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다음날 밤에 나가 보니
환하고 둥근달이 둥실 떠 올랐네요
캄캄한 밤하늘에 멀리 조그맣게 보이는
보름달이지만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옛날 우리 어렸을적 정월 대보름날은
신나는 날이었지요
동네 남자애들은 깡통에 불붙은 나무를 넣고
마구 깡통을 돌리는 그런 놀이도 하고
또 어른들은 논둑과 밭둑에 불을 붙여
쥐를 쫒기도 했습니다
보름 전날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해서
동생들과 잠도 안자고 버티던 일도 생각이 나네요
보름날 아침에는 친구들과 같이 소쿠리와 조리를 들고
집집마다 돌아 다니며 오곡밥과 나물을 얻어 와
빙 둘러앉아 나누어 먹고 놀곤 했죠
동네 어르신들은 풍장을 치시며 집집마다 들어가
복을 빌어주셨습니다
이 모두가 지금은 추억이 되어 버렸네요
모두가 빠쁘게 살다 보니 이런 마음의 여유가 없나 봅니다
하기사..
나도 감정이 메마른 무미건조한 사람이 돼 버렸어요 ^^;
그러나 오늘밤 만큼은 저 달을 내 마음에 품고 싶습니다
말없이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웃음으로 대하여 주는 그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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