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 체험수기 (학습동아리 부문 ‘재미동’ 김영숙)
2009년 어느 따뜻한 봄날..
익산시에서 발행하는 내고장 소식지를 보다가 난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소외계층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사업으로 5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노인 영상 제작자
양성교육’이 무료로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타에서 있다는 것이었다.
꼭 받아보고 싶은 교육이라서 서둘러 바로 외출 준비를 하고 미디어센타에 찾아 갔다.
친절하게 맞아 주시는 여선생님께 접수를 하고 꼭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다
선생님이 웃으시면서 다행히 일찍 접수를 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집에 오는 동안에도 설레이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 혼자 미소 지었다.
교육은 6월 17일부터 2개월간 일주일에 두 번씩 이루어졌다.
때마침 신동에 새로 지어 개관한 건물에서 교육을 받기에 모든 것이 더욱 새로웠다.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의 좋은 시설과 좋은 장비, 그리고 좋은 환경이 우리를
더욱 신바람 나게 했다.
실력 좋으신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우리를 향한 세심한 배려는
배우는 사람의 마음을 정말 기쁘게 했다.
우리는 교육 받는 내내 미디어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수업이 끝났어도 집에 가는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수업시간과 수업일수를 늘렸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좋은 교육을 받는 기회가 주어지고 또 좋은 만남의 즐거움도 가질 수 있어서
우린 배우는 내내 행복했다.
자세한 이론수업과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촬영을 바탕으로 편집하며 만들어지는 내 작품을
보며 난 점점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고 긍정적 생각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내가 무언가를 해 냈다는 성취감을 맛본 것이다.
이 일로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꿈과 비젼도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난 기계치여서 캠코더와 삼각대를 보고 처음엔 잘 다룰 수 있을까 두려움을 가졌었다.
그런데 선생님의 도움으로 몇 번 다루어 보니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뭐든 배우고 싶은 열정만 있으면 배움이 가능하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교육이 끝나고 각자가 만든 수료작을 미디어센터 지하 1층에 있는 재미극장에서
상영하였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 그리고 미디어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여러분들을 모시고 같이 감상 했는데
정말 보람 있고 뿌듯한 시간이었다.
특히 종영하고 감독과의 만남이라는 시간을 가졌는데 우리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감독이라는
호칭을 써 주실 때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정말 기분이 좋았다.
보름 후 내 수료작 ‘백도리의 꿈’이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 전북 MBC TV ‘열려라 TV’에 방영됐다.
귀촌하여 죽는 날까지 꿈지럭 거리고 일하며 텃밭에 유기농 채소를 심고, 꽃을 가꾸며
소박하게 살고 싶다는 내 이야기다.
기획, 촬영, 편집, 내레이션까지 혼자 다 한 첫 작품이기에
작품이 많이 부족하지만 자랑스러웠다.
비록 지방방송이지만 공중파 방송을 타고 보니 나를 알아보는 친구들과 이웃들이 전화를 많이 해 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욱 심혈을 기울여 잘 만들 걸 하는 후회가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것은
최선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절실히 깨달았다.
그리고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에서 발간하는 잡지 ‘미디어생각’에 -퍼블릭액세스와 만나다-에
인터뷰를 하고 기사화 되었다.
이렇게 영상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어 결혼 이주여성의 한국 적응을 다룬 이야기 ‘마음에 싹 틔우기’를
다시 만들어 다문화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다른 이의 작품들과 같이 서울 여성영화제에 출품을 했다.
또 포토 엣세이로 만든 나의 유언이 담긴 작품 ‘향내 나는 삶은 아니었어도’가 다른 작품과 같이
서울 노인영화제에 출품되었다.
그리고 ‘노인 영상제작자 양성교육’이 수료되면서 좋은 만남이 계속 이어져 자연스럽게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재미동아리를 줄여서 재미동이란 이름으로 카페를 만들고 1회 수료자 중 11명이 참석하여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2회 수료자 중 6명이 다시 추가로 참석하여 현재 18명의 회원이 있다.
공식적인 동아리모임은 한 달에 두 번이지만 꼭지별로 모임을 갖고 촬영을 하며 편집하기 때문에
더 자주 모일 수 밖에 없다.
재미동은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작하여 ‘할매하나씨 세상’이란 타이틀로 3개월에
한 번씩 지역방송 금강방송에 보내고 있다.
작품은 회원 4~5명이 한 꼭지에 속해 한 작품을 만들어 완성하면 다 만들어진 4개의 꼭지를 가지고
미디어센터 안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한다.
연출, 녹화, 오디오, 카메라, 앵커와 꼭지별 리포터 등 모든 회원이 직접 담당한다.
벌써 지난 9월에 4회가 방영되었고 지금 5회가 준비 중에 있다.
올해 12월에는 새로운 도전으로 극영화를 찍으려고 한다.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모여서 같이 일하며, 작품을 만들며, 행복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이다.
자존감을 높이고, 긍정의 힘을 믿으며,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남에게 기쁨을 주며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더욱 삶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며 미디어로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싶다.
영상시대에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내가 배운 미디어의 힘으로 감동과 위로와 유익을 많은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소망이 있다.
미디어를 배우다 보니 이제 눈에 보이는 것, 생각하는 것들이 많이 달라졌다.
영상언어를 좀 더 이해하게 되었고, 소통의 다양한 방법과 거기에 따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졌다.
앞으로 무엇을 소재로 어떻게 좋은 작품을 만들 수는 없을까 고민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 꿈도 갖게 되었다.
영상일기도 쓰고 싶고, 좋은 작품도 계속 만들어서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에 출품하고픈 욕심도 생겼다.
내가 만든 작품으로 말미암아 성취감도 생기고 또 소통의 재미도 누리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기회가 된다면 미디어센터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다시 참여하여 교육도 받고 미디어에 대해
좀 더 넓게, 좀 더 깊게 배워 마음껏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지역 주민의 사랑방, 종합문화공간,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 만세!
우리의 자랑스런 노인영상 동아리 ‘재미동’ 만세!
재미동 작품 ‘할매하나씨 세상’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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