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하면서 지름길로 오느라
뚝방천에 놓여있는 댓돌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지난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제법 불어 있더라고요
하는수없이 운동화와 양말을 벗어 손에 들고
맨발로 물 속을 건너 왔습니다
2년 전 이사를 와 이 뚝방천을 처음 보았을때는
물도 많이 흐르고 주위도 깨끗해서
제가 아주 마음에 들어 좋아라 했답니다
그런데 작년에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양쪽 벽에 정비해 놓은 돌이며 철망이며 또
떠내려 온 온갖 쓰레기들이 바닥에 깔리면서
지저분해지고 볼품이 없어져 버렸어요
또 주위에서 논 밭을 경작하시는 분들이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씨멘트 작업을 해
물을 가둬놓는 바람에 전처럼 물이 많이 흐르지 않습니다
물살이 약해서 물이 졸졸 흐르니 양쪽에 풀들만
무성히 자라고..
그래서 이번참에 아주 물살이 세게 흘러서
풀들이라도 다 쓸려 내려갔으면 좋겠다 내심
바라고 있었는데 원래 잡초들은 생명력이 대단하잖아요
ㅎㅎ..
조금 쓸려갔는데 또다시 살아날 기세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다슬기도 살고 물고기도 살고 있답니다
그만큼 깨끗하다는 증거죠
오늘은 흐르는 물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시원했습니다
집으로 올라오는 길목에서
봉선화가 웃음 짓고 있네요
우리 민족을 닮은 꽃..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 꽃입니다
붉은 칸나도 예쁜 자태를 뽑내며
함박웃음 짓고 있습니다
집과 먼 산을 배경으로
서 있으니 더욱 멋지네요
원체 거름기가 없는 흙에다 심어서인지
가느다란 줄기와 잎사귀가 안스럽네요
내년엔 몇포기씩 모아서 심고
거름진 흙을 사용해야겠어요
이러면서 배우고 체험하는 거겠지요
여기저기 검은콩, 메주콩도 심어 잘 자라고 있고
들깨도 비오는 날 모종을 해서 잘 자라고 있고
심은지 한참 되는 쑥갓도 장마비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수박 하우스 하시는 권사님이 수박을 다 팔고
웬만한 것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가져 가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 있어서 많이 가져다 사람도 먹고
개도 먹고 닭도 실컷 먹고 있습니다
지난번 모임할 때 친구들에게도 한덩이씩 가져가라고
했더니 맛있다고 다 가져가더군요
줄기만 말랐지 속은 멀쩡하고 맛있습니다
비봉수박 유명하잖아요
농촌이라 농촌스러운 이야기만 하네요
근데 파리 모기는 싫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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