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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눈 오는 날

by 기쁨의 뜨락 2012. 1. 28.

 

 

하루종일 날씨가 흐리다가 저녁때가 되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 앞산을 바라보니 그래도 운치가 있다

 

주위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작으마한 산이지만

눈 내리는 겨울 풍경이 다소곳하니 정겹다

 

강아지들은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눈만 오면 좋아라 난리다

얼굴을 하늘을 향해 들고 앞발도 들고 좋아라한다

눈이 펑펑 내릴라치면 서서 받아 먹기도 한다

ㅎㅎ..너희들이 좋아라 하니 나도 좋구나..

 

눈이 계속해서 내리니 집 짓는 일을 도와 주려고

동네에 나간 옆지기가 걱정이 된다

이렇게 눈이 오면 비탈진 산길이 미끄러워 집 앞까지

차가 올라오지 못한다

 

전화를 하니 차를 산 밑에다 주차해 놓고

걸어서 올라오마고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손전등도 없이 캄캄한 산길을 올라올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쓰였다

 

집 안과 밖에 불을 환히 밝히고

대빗자루 하나 들고 마당부터 산 밑으로 눈을 쓸며 내려갔다

 

그래도 몇달 전에 포장한 도로가 단정하게 길을 내고 있어

쓸기도 수월하고 보기에도 좋아 마음이 든든했다

 

한참을 쓸어 내려가니 옆지기가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어두운 길을 걸어 올라오고 있었다

 

동네에서 버섯하우스를 하시는 권사님이 주신거라며

느타리버섯 한봉지를 내밀어 보인다

하얀 느타리버섯이 통통한게 먹음직스럽다

 

우린 행여 미끌어질까봐 두 손을 꼭 잡고 올라왔는데

손만 잡은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까지도

꼭 잡고 있음을 느꼈다

 

서로를 위해주고 챙겨주면서 그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부부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백산이와 하나와 세나가 주인님 어서 오시라고

꼬리를 흔들며 짖어댄다

지들도 우리가 있어서 행복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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