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날..
그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었습니다
2012년 11월 1일부터 2015년 2월 28일 까지
근무했으니 2년 4개월이 되었네요
'빈첸시오의 집' 요양원에 발을 들여 놓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되다니..
참 세월의 빠름을 실감합니다
그동안 많은 어르신들과 함께 하며
기쁘고 즐거웠고 또한 슬프고
힘들었음을 상기해 봅니다
침상에 누워 우리의 손길을 의지하며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보면 한없이 측은했고
병으로 말미암아 폭력을 휘두르며 여기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르신을 보면
참으로 난감할 때도 많았지요
어르신들이 웃으면 우리도 웃었고
어르신들이 우울하고 슬퍼하면 우리는
어르신들을 웃게 해 드리려고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개인별로 성향이 다 다름을 인정해 드리면서
또한 다함께 사랑으로 어울리는 공동체가
되게 하려고 관심을 많이 기울였지요
무엇보다도 같이 지내며 정들었던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나실 때는 참으로 슬프고 허전하고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어렵고 슬픈일들을 겪을 때마다
앞으로의 나의 모습도 이렇겠거니 하며
이해하고 나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요양원을 떠난다고 하니 많은 선생님들과
어르신들이 아쉬워하며 안타까워 하시니
그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제가 무어라고..
특별히 잘 해 드린 것도 없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더욱 잘 해 드리는 건데..
이순재 어르신은 두루마리 화장지 두통을
가져다 달라고 하셔서 갖다 드렸더니
이 화장지 둘둘 풀어서 쓸 때마다
제 생각을 하겠다고 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네요
우리 권사님..
종교가 같아서 유난히 저를 예뻐해 주시고
정을 많이 주셨는데..
부디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
그리고 선물로 주신 타올은 잘 쓰겠습니다
모든 우리 어르신들..
남은 여생이 복되시고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우리 어르신들 잊지 않겠습니다
101호 김순례어르신, 조애남어르신,
102호 구길선어르신,
103호 성영신어르신, 박영자어르신,
104호 송정자어르신, 한분순어르신,
106호 이요지어르신, 김금화어르신,
111호 오금순어르신, 안순주어르신,
112호 이순재어르신, 조분례어르신,
113화 김업비어르신, 감남수어르신,
114호 박순희어르신, 황일남어르신,
115호 박순이어르신, 안복임어르신,
117호 오정기어르신, 이경재어르신,
118호 허봉근어르신, 백후방어르신,
119호 박영배어르신, 이대봉어르신,
120호 유제준어르신, 김기준어르신,
121호 심항식어르신, 정한영어르신,
122호 이야미어르신, 유정희어르신,
이거현어르신, 함상재어르신, 박귀임어르신..
우리 선생님들도 잊지 않겠습니다
신경옥원장님, 박종철국장님, 엄유정선생님,
유미자선생님, 이순덕선생님, 배점순선생님,
주선례선생님, 유명자선생님, 김미정선생님,
이재옥선생님, 박은순선생님, 이은경선생님,
강종석선생님, 이옥성선생님, 최조림선생님,
범순자선생님, 유지행선생님, 서춘자선생님,
유혜숙선생님, 박주희선생님, 김천수선생님..
신부님도 잊지 않겠습니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고마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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