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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by 기쁨의 뜨락 2013. 2. 20.

 

제가 일하고 있는 요양원에서 어르신이 실종되셔서
그야말로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네요

 

설 명절에 나가셨으니까 벌써 열흘째인데
모든 선생님들과 보호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습니다

 

경찰서에 신고되어 경찰들이 인근을 수색하고
헬기로, 경찰견으로 가진 방법을 다 동원하였는데
하늘로 솟으셨나 땅으로 꺼지셨나 흔적이 없습니다

 

많은 경찰들과 동네 주민들,
그리고 성당 분들과 우리 직원들이
찾아 나서고 수소문하고 알아 보았지만
진전이 없이 하루하루 날짜만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도 어서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기다립니다

 

돈 이천원을 가지고 집에 가시고 싶다고 하셨다는데
아마 버스를 타고 집에 가고자 하시지 않으셨나
추측 해 봅니다

 

기력도 안좋으시고 걸음도 비틀거리며 걷는 분이
어디로 어떻게 가셔서 이렇게 소식이 없으신지
참으로 안타깝고 속이 상합니다

 

위에 올린 전단지에서 사진으로 보시는 것 같이
선하시고 어린아이처럼 단순하셔서 우리를
많이 웃게도 하시고 많은 사연도 만들어 주신 분입니다

 

특히 식사하시기 싫다고 떼를 많이 쓰셨는데
남자 선생님이 안고 식당으로 모시고 가기도 하고
어떤때는 방으로 배달을 해서 잡수시게도 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방을 쓰시는 어르신을 어찌나 챙기시고
생각해 주시는지 언제나 사이가 좋으시고 행여
무슨일이 있으면 "어이 어이"하고 선생님들을 불러 알려줍니다

 

얼마전 밤에 당직을 할때 슬며시 제 곁으로 오셔서
웃으시며 "오늘밤은 나는 누구하고 자?" 하고 말씀하셔서
잠시 같이 있다가 방으로 달래어 모신 생각이 나는군요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시고 우리를 많이 웃게 해 주신
어르신이 정말 많이 보고 싶습니다


어디에 계신가요?
빨리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나뵙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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